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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청년과의 대화 - 태허조사스님 일기에서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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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묘각사 댓글 0건 조회 4,937회 작성일 12-12-18 11:31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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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후에 한 젊은이가 찾아왔다. 기골이 장대하고 용모가 단정한 품이 귀공자 같다.
소개하기를 아직 신앙생활을 해 본적은 없지만, 할머니가 가끔씩 사찰에 다녀오시곤 하여 불교를 나름대로 생각해 봤는데 요량할 수 없는 게 하나 있다는 것이다.
무당들도 부처님을 모셔놓고 무꾸리를 하는데, 그것이 불교와 어떤 관계냐는 것이다.
맹랑한 물음이요, 고약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.
「여보게 젊은이, 어느 날 밤 도둑이 자네가 즐겨 입는 옷을 훔쳐가 버젓이 입고 다니는데, 그런 경우 그 도둑과 자네의 관계는 어떤 것이지?」
「도둑과 도둑맞은 자의 관계일 뿐입니다.」
「그렇겠군. 그런데 도둑이 무엇을 훔쳐갔지? 자네 알맹이였나?」
「아니에요. 껍데기예요」
「그럴 것일세. 그러면 자네도 나에게 더 물을 필요가 없겠군. 도둑이 제 아무리 기술이 좋기로서나, 제 마음도 못찾는 놈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도 모르는데 남의 마음이야 훔쳐갈 수 있겠나. 허허허………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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